[designnomad 07] 예술제본

from design 2008/06/01 23:01

2008. 2.

최근 회사에서 하고 있는 아침세미나로 ‘예술제본’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한 적이 있다. 백순덕 선생님의 공방 ‘렉또베르쏘’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그곳에서 배운 예술제본 과정들을 소개하는 시간이었다. 2002년 4학년 여름방학, 예술제본이라는 것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세미나를 준비하면서 내 손으로 만든 첫 책에 대한 기쁨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볼 수 있었다.

예술제본이란 기존의 인쇄물이나 필사본 등을 보수, 복원하여 아름답게 꾸미고 오래 보전할 수 있게 하는 총체적인 작업으로, 보통 혼용되고 있는 아트북과는 그 개념이 조금 다르다. 많은 사람들이 예술제본과 북아트의 차이점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는데 또한 북아트와 예술제본을 같은 분야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북아트는 책을 오브제로 삼는 예술, 직 간접적으로 책을 염두에 두고 형태나 내용을 창의적으로 구성하는 작업이며 따라서 책의 형태는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예술제본은 인쇄된 책, 또는 필사본 등 책 그 자체에 대한 작업, 즉 기존의 책을 해체시켜 보수 복원하여 견고하게 만들고 표지를 덧대고 아름답게 꾸며 앞으로도 오래 남겨질 수 있도록 하는 총체적인 작업을 말한다. 이 두 개념이 혼용되는 경우가 많아 개념의 차이를 구별한 것일 뿐, 결국 북아트나 예술제본 모두 책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기본이 되는 책을 위한 예술작업임은 분명할 것이다.
예술제본은 그 과정이 길고 까다로운 만큼 배우는 과정에 있어 여러 단계가 있다. 손쉽게 집에서도 만들 수 있는 것으로는 하드커버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판지제본, 선제본, 교차된 구조 등이 있다. 이후 좀더 심화된 중급과정으로는 브라델제본을 시작으로 정통적인 예술제본을 배우게 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보통 한 책을 완성하는 데 2개월 이상 소요되었던 기억이 난다. 단순히 제본이라고 해서 실과 종이 정도를 다룬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고전적인 제본형식을 제대로 배우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풀칠방법에서부터 가죽을 다루는 법 등 크고 작은 많은 과정들을 거치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책이라는 물리적인 형태와 속성은 물론 저자와 텍스트의 내용까지 숙고하게 되는데, 이러한 매력에 빠져 예술제본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듯 하다.

책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배워볼 수 있는 예술제본, 한 해를 계획하는 다이어리나 중요할 일을 기록할 수첩, 혹은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책 한두 권이 있는 이라면 분명 좋은 취미로, 배움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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